
검사외전
CGV 용산, 2016. 2. 26. 금, 20:45 - 23:01
느지막에서야 보게 된 영화. 하지만 난 역시 다른 영화를 택했어야 했다. 다른 관객들이 빵빵 터지고 있을 때 나도 같이 웃고 있었다. 한쪽 입꼬리 만을 슬며시 올린 채.
전적으로 강동원의 스타성에 의지한 영화다. 박성웅과 이성민의 연기는 조금 새로웠지만, 황정민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가 기존의 캐릭터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고 되레 그 이미지에 기대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야기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흐름도 뚝뚝 끊어진다. 이야기의 호흡이 이어지는 연결부에서는 우연이 남발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강동원이다. 그의 대사 톤은 전우치에서나 군도에서나 이 영화에서나 모두 똑같지만, 강동원이니까.
철저한 흥행공식을 답습하고 있는 이 영화는 가벼운 데이트나 가족 나들이 영화로 적당히 추천할 만하다. 단지 내가 괴상한 취향을 지녀 이런 영화를 식상해할 뿐이다. 비유하자면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붕어빵을 먹는 기분. 하지만 나는 이제 이런 똑같은 모양새를 가진 조미료 범벅 음식이 지겹다. 몇 년이 지나면 기억 속에서 떠올릴 확률이 매우 낮은 그런 영화임은 분명하다. 난 앞으로 이런 영화는 명절 TV 브라운관에서나 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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