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219 Barcelona 소매치기들의 환영1 2009 Spain

무려 5년전의 여행이다.
그때는 안좋은 기억 때문에 작성을 안했는데
이제는 기억이 나질 않아 작성하기가 힘이 든다.
하나도 정리해놓지 않은 사진들도 한몫하고 있었지만..
더 지나면 외장하드 속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 같아 이렇게 용기(?)를 내어 써본다.

그때 나는 전 직장의 적성에도 맞지 않고 일도 힘들던 부서에서 원래 바라던 연구부서로 옮긴 지 1년이 되어가던 차였다.
이전부서와는 다르게 원하던 휴가를 쓸 수 있는 분위기라 크리스마스 연말에 휴가를 일주일간 내어 장장 9일간 여행을 떠났다.
그해에는 얼리버드로 좋은 항공편을 구하기가 쉬웠는데 원래 내가 노리던 곳은 터키였다.
터키항공 직항으로 무려 58만원
하지만 실수로 입금시간을 놓쳐 비행기를 놓쳤고 그 다음으로 찾은 곳은 스페인이었다.
이곳도 터키항공, 이스탄불 경유였고 가격은 67만원이었다.(유류세포함)
이제는 이런 가격이 없다

Incheon→Istanbul (23:55~05:00)
Istanbul→Barcelona (09:35~12:05)


여행자 보험을 들고 싶었는데 밤 12시가 다되어가는데 있을리가 있나..공항은 이렇게 텅텅비어있고..

이스탄불에 경유할 때 휴게소의 모습이다. 다들 이렇게 의자에 자리를 차지하고 누워있는 통에
나는 에스컬레이터 쪽에 있는 곳에서 가방을 끌어안고 잠을 잤다.
지금 이렇게 여행 가라면 못갈 것 같다.

어떻게해서 바르셀로나 공항까지는 도착했지만 입국 심사를 받고 나니 어떻게 시내로 들어가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헤매던 중에 나처럼 방황하는 한국인을 한명 더 발견하고 같이 전철까지 이동하게 된다.

그분은 숙소도 정해놓지 않고 무작정 배낭만 메고 스페인으로 오신 진정한 배낭여행자였다.
내가 예약해논 숙소로 같이 가기로 하셔서 같이 이동했다.



전철에서 나대신 길을 물어봐주시는 일행님
처음떠나는 유럽여행이라 호스텔에서 묵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정한 곳은 Jamie I역에 있는 Gothic Point Hostel


1. 전철안에서의 강도행각

긴 글을 싫어하지만 스페인에서 당한 강도 사기 소매치기 행각은
강렬한 기억으로 각인되어 한마디 하지않고 지나갈 수가 없다.
(주변의 스페인 다녀온 분들 중에 저같은 경험자는 없으니 정말 최악의 경우임을 알려드림.)

Jamie I 역까지 가는 도중 스페인 남자가 나를 자꾸 본다.
나에게 반한 건 아닌 것 같다.
키는 160가량되고 몸집도 왜소하다. 혼자는 아니다 옆에 한놈이 더 있다.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이 있는데도 나를 계속 쳐다보더니 점점 나에게 다가온다.
이미 여행책자에선 이런 자들이 많다고 읽고 이곳에 왔지만
막상 그런 눈빛을 마주치는 순간 온몸이 경직되고 입술이 마른다.
이들이 나를 지목한 이유는 내가 잘생겨서, 비싼옷을 입어서가 아닌, 
카메라 배낭이었던 것 같다. 여행내내 이것이 나를 괴롭혔으니..

그리고 한놈이 허리를 숙이더니 갑자기 내 양말, 발목을 더듬는다.
한국인들이 그곳에 돈을 잘 감추고 다니나보다. 나는 아닌데..
그래도 당황스럽다. 옆에 서있던 다른 스페인 놈은 내 눈치를 본다.
내가 흐트러진 사이 가방을 노리려는 속셈이리라.
나 발을 정신없이 '애무'하고 있는 놈의 등짝을 엘보로 찍는다.
수차례 가격 후에서야 이놈들은 물러선다.
열차안의 스페인 사람들은 무슨 상황인 줄 알면서 구경만 한다.
이것이 나의 스페인 첫인상이었다.

그리고 그 어떤 스페인 사람들과는 대화도 하기 싫었다.
나는 정해진 관광지에서 사진만 찍고 귀국하리라.

이욱고 도착한 Jaume I 역..

미리 조사하고 간 약도로는 숙소를 찾기가 힘들어 몇번 오간 끝에 찾아내었고..
체크인을 하려는 순간..
내 주머니를 보니 지갑이 없었다.
이럴수가..이럴수는 없는 거야. 첫날인데, 도착하자마자.
내 카드, 내 현금. 내 신분증...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당일 쓸 비용만 지갑에 넣어두고 나머지 비용은 트렁크에 넣어두었었던 것.
그리고 바르셀로나-그라나다-마드리드를 오갈 '렌페'도 미리 결제해서 발권해 놓고 온것..
나는 며칠간 굶어야한다.

사실 나는 이때 한국으로 다시 귀국하고 싶었다.
너무 절망적이어서 너무 기분이 나빠서..
내 양말을 뒤지던 새끼, 딱봐도 초행인 동양인에게 뭐라뭐라 물어보는 아저씨(이때 소매치기 당한 듯)

Gothic Point Hostel - 로비 겸 아침식당

내가 너무 혼이 나가서 날 따라온 다른 한국분도 엄청 당황하신다.
나때문에 많이 불편하셨을 거다.
그래도 몸은 성하니 밖으로 나가봐야지. 
국제전화로 분실된 카드 모두를 정지시키고 사태 마무리하느라 시간을 많이 지체했다.
벌써 시간은 5시쯤. 밖으로 나왔는데 해가 지려한다.


Palau de la Generalitat de Catalunya(헤네랄리따뜨 궁전)

고딕지구는 볼 곳이 많은데 나는 그냥 걸어만 다녔다.
사진도 이날 찍은 것들은 모두 최악이다.
아무 것도 없으면 후회할까봐 셔터만 대충 누른 것들 뿐.

길을 타고 계속 북쪽으로 올라간다. 람블라스 거리가 나올 것이다.

람블라스 거리

그리고 보꿰리아 시장

하몽이다. 딱 봐도 내취향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내 돈으로 사먹어보고 긴지 아닌지 판단해보고 싶었다.

불량스러워 보이는 젤리들
내가 관심있어하자 같이 다닌 일행분이 사주신다.
거절도 못했다. 가난해서..너무 비참했다.

아름답지만 그땐 눈에 들어오지 않았단 풍경들
누굴 원망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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