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노이- 재난을 몰고다니는 남자 2015 Vietnam-Hanoi

2015.06.13. 토

출국과정에 허둥대다가 여행자보험 가입하는 것을 깜빡하고 말았다.
이제부터 일어나는 사고는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조심해야 한다.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살짝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하노이가 소매치기로 유명하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
이전에도 스페인여행을 통해 소매치기의 공포를 경험한 나는 
잊고 있던 그것을 뒤늦은 스페인 여행기를 작성하며 다시 되살려냈다.
여행을 송두리채 망칠지도 모르는 소매치기, 날치기 강도 등에 대한 공포.
 
하노이 국제공항인 '노이바이공항'에 랜딩은 1시 15분에 했지만 픽업기사와는 2시 5분에야 만날 수 있었다.
- 이유1. 입국심사장의 줄이 너무 길고 진행되지 않아서, 
- 이유2. 공항 출구가 2개가 있는데 다른 쪽에서 픽업기사를 찾느라.
 
맨처음 베트남은 다른 아시아 국가와 다르게 어떤 냄새가 날까 궁금했지만 특이한 냄새는 없었다. 
바깥공기는 한증막같다. 그래도 생각보다 덥지는 않다! 고 생각하는 찰나 이마를 타고 흐르는 땀..
이건 뭐지 ㅎㅎ
30도를 넘는 기온에 80프로를 넘는 습도 때문이다.


이렇게 기사 찾다가 공항에서 환전을 하려던 것을 깜빡하고 말았다.
괜찮아, 호텔에서 환전하면 되지 뭐

사진으로 담을 수는 없었지만 베트남의 도로는 초행길엔 공포 그 자체다.
그도 그럴 것이 오토바이 때문이다. 가장 우측차선은 항상 오토바이가 달리고 있고..
그래서 2차선 도로에 때로는 3개의 차가 달리기도 한다.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중앙선을 넘어오는 차도 있다.
시내까지 가는 픽업택시 속에서 나는 브레이크를 밟듯 힘을 잔뜩 주고 있었다. 무서웠거든.






Agoda를 통해 미리 예약해간 Rising Dragon Legend Hotel에 체크인을 하고,
(내가 가려는 하롱베이는 하늘에서 베트남을 도와주러 용이 내려왔다는 전설을 갖고 있는 곳인데
 이 호텔의 이름은 승천룡의 전설 호텔이다. 재미있네)
리셉션 데스크에서 일단 $50을 환전한다.
친절한 매니저 Tracy는 '$1=21,300VND'임을 계산기에 보여준 후 1,065,000동을 나에게 준다.1엄청나지 않은가? 백만이라는 숫자다.​

베트남인들은 달러도 통용하는데 환전을 거치지 않고 계산할 경우 $1=20,000동으로 계산한다.
동으로 계산하는 것이 1천동이라도 유리하다.
그러므로 환전 시 21,000동 이상의 환율을 제시하는 경우 수락하는 것이 좋다. 돌아다녀봐야 거기서 거기. 


호안끼엠 호수 가운데 있는 응옥썬 사당



리타이또 황제 동상


그리고 나는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거북이 탑


프랑스식 거리에서의 웨딩촬영

밤풍경이 궁금한 프랑스식 거리

오페라 하우스와 힐튼 호텔

구시가지에서 호안끼엠호수를 지나 사진에 보이는 오페라 하우스와 힐튼호텔까지 오는 길에는 프랑스식 거리가 있는데
명품샵이 많이 들어서 있고 분위기도 구시가지를 비롯한 다른 곳들과는 많이 다르다.

그리고 이곳에서 나는 친한 동생으로부터 부탁받은 하노이 기념품을 구매하기 위해 스타벅스까지 오게 된다.


머그잔의 디자인은 3가지이다.

가격은 베트남 물가와는 동떨어진 250,000동이다. (250,000동*0.05=12,500원 가량)

장난하나 스타벅스여! 비싸잖아.

베트남에서 스타벅스에 오는 사람들이면 상당히 잘사는 사람들임이 분명하다.

다른 가게에 비해 빵빵한 에어컨이 좋아 이곳으로 오는 사람들일지도 모르고.


왜 내가 비싸다고 하냐면 가격이 이 모양이기 때문이다.

베트남까지 와서 스타벅스를 즐긴다면 좀 어불성설이다.

다른 로컬카페에서는 29,000~39,000동(1500~2000원)정도면 커피를 즐길 수 있는데,

사진에서 보듯이 아메리카노가 75,000동이나 한다. 우리나라보다 더 비싼 듯

물론 우리 회사 앞에 2천원짜리 커피샵도 있는 걸 생각하면 로컬카페도 그렇게 저렴한 건 아니지만.

이 빌딩에 온갖 명품샵들이 다 들어가 있다.

거지꼴을 하고 다녀서 이곳에 들어가 볼 엄두는 내보지 못하였다.


방향을 바꿔서 호아로 수용소와 성 요셉성당을 가려는데 갑자기 하늘이 이상해진다.
이때만 해도 스콜이 오려나 했다.
하지만 베트남은 여태 내가 알고 있던 다른 아시아 국가와는 달랐다.

하이바쫑 거리의 한 이발소


영화 무간도가 생각나게 했던 오디오샵

이 사진을 찍으며 채금의 被遺忘的時光(피유망적시광)을 불렀지



그리고 오디오삽을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번개가 치고, 비가오고,

바람이 불고,

바람이 불고,

바람이 불었다.




'아 너무 바람이 거세다, 우산이 부러지겠네, 앞으로 못나가겠잖아' 라고 생각하며

근처 차양막이 있는 담벼락으로 몸을 의탁하며 이 '스콜'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물건들이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천둥번개는 어찌나 무섭던지..


폭풍우로 부러진 나무


2015년 6월 13일 토요일 오후 4시 45분경 시작된 그 비는 단순한 스콜이 아니었다.

2명이 죽고 5명이 중상을 입은 재해였다.

다음날 하노이 시내를 돌아다니면서도 도로를 침범한 부러진 나무를 수습하는 장면을 보게 되고

보도블럭과 뿌리까지 송두리째 뽑혀서 도로를 덮치고 있는 장면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었다.


그 와중에도 나는 스타벅스 머그잔박스를 가슴에 꼭 안고 등에는 카메라 가방을 메고 있었다.

쇼핑백은 비바람에 젖어 찢어진 지 오래..

너덜너덜해진 박스포장만을 손에 꼭 쥐고...

운동화는 다 젖어서 발가락은 안에서 팅팅 불고 있고..

거지다. 한국에서 온 거지같았다.

외국인 거지가 미얀마에 이어 또 베트남 현지인 거리를 더럽히고 있다​ㅋㅋ


다음날부터 젖은 운동화를 신을 수가 없어서 쪼리를 신고 다녔는데

무지외반증이 있는 나는 이것 때문에 지금 또 발병에 시달리고 있다.

병원에 또 가야한다.

배낭여행은 이제 점점 나와 멀어저 간다는 생각이 들어 서글퍼진다.



하노이에 머무르는 내내 먹는 즐거움을 선사한 분보남보


도대체 이렇게 오묘한 맛은 어떻게 내는지 모르겠다.

서울에 돌아온 지금으로서는 그리워도 맛볼 수 없는 그 맛.

상추, 쌀국수, 숙주, 튀긴양파, 땅콩가루, 소고기 그리고 허브잎



사태가 수습된 후 평화로운 호안끼엠 호수

 

넘쳐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어 사진을 찍고 보니 이곳이 찰밥으로 유명한 '쏘이 옌'이다.


현지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찰밥집이라고 해서 맛보고 싶었는데 사람들 때문에 접근하기도 힘들고

어디서 주문하고 어디서 계산해야하는지 알 수 없어 포기한 맛.

  
69 Restaurant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돌아다니다 비빔쌀국수 한그릇으로 저녁을 마무리하기엔 너무 허전해서 구시가에 있는 식당 한 곳을 더 들렀다.
로컬이 아닌 외국인을 상대하는 식당은 어떤지 궁금했다.(뻔하지만)
든든하게 먹고 싶어서 볶음밥을 시켰는데 가격은 비싸고 맛도 인상적이지 못했다.
그래도 배가 고파서 다 먹긴 했지만.
내가 고른 메뉴가 별로였을 수도 있지만, 역시 외국인을 상대하는 레스토랑보다는 현지인 식당이 훨씬 나은 거 같다.
 
화려한 신고식과 함께 하노이의 하루가 이렇게 간다.
 
날짜 내역금액현지화폐비고
2015-06-13환전 $50→1,065,000 VND
(1$=21,300VND)
  $        50.00  
  스타벅스 기념컵      340,000 ₫  
  저녁1 분보남포       60,000 ₫  
  저녁2 69레스토랑      102,000 ₫  
  편의점 물2병 젤리       63,000 ₫  
소계 ₩          -      565,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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