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Carol, 2015) 관심사

캐롤(Carol, 2015)
CGV구로 2016. 2. 5. 금. 19:35~21:43

퇴근 후 친한 회사 동생과의 대화 중 이 영화를 예매한 것이 생각이 나 극장으로 달려간 작품. 아마 그 친구가 아니었다면 나는 또 아까운 영화표를 날렸을거다. 보고 싶다고 미리 예매를 해놓고서도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다니. 형편없는 기억력 때문에 평상시에도 스케줄러에 빽빽이 적어놓은 메모에 의지하는 나로서는 메모조차 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던 날이었다. 아무튼!

이렇게 우아하고 로맨틱한 퀴어 무비가 있었던가. 음악과 풍경 묘사가 굉장히 아름답다. 그리고 화면의 비율과 질감도 매우 독특하다. 알아본 바로는 슈퍼 16mm로 찍어서 그렇다는데 감독의 고집이 보인다. 영화 곳곳에 1950년대의 뉴욕의 모습을 세밀하게 고증한 흔적이 보여 좋았다. 해피엔딩의 뉘앙스를 풍기며 끝나는 것도 이 영화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퀴어 무비 치고 그런 영화는 정말 없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 원작 소설의 해피엔딩으로나마 보수적이었던 당시 사회에 동성애자들에게 위안을 주려는 의미도 다수 포함되어있다고 하니 그들에게 이 영화의 의미는 남다를 것 같다.

명백한 동성애자인 캐롤(케이트 블란쳇)의 모습도 충분히 눈길이 가지만 그보다는 점차 변화해가는 테레즈(루니 마라)의 모습에 더 관심이 갔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캐롤과 달리, 새로운 자신의 감정에 서서히 눈을 떠가는 테레즈는 매우 인상적이다. 테레즈가 레즈비언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내 눈에는 아직 자신도 모르는 처음 느끼는 감정에 혼란스러워할 뿐, 그녀는 레즈비언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친한 친구가 동성애자라서 이들에 대한 편견은 없는 편이다.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이들에 대한 편견 어린 시선이 과거에는 극심했을 것은 굳이 상상해보지 않아도 자명한 일. 그런 면에서 캐롤의 입장 표명과 자신만의 사랑을 지켜나가는 길은 더욱 고독해 보였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